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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 - 친절하지 않은 방극장에가다 2007. 8. 10. 14:06
스포일러 있습니다. :) 을 봤다. 나는 이 영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건지 난감했다. 마이크 엔슬린(존 쿠삭)이라는 공포소설 작가가 있다. 그는 작품을 위해 유령이 나온다고 소문난 모텔이며 호텔을 다 돌아다닌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자신이 쓰는 초현실적인 그것들을 믿지 않는다. 어느날 돌핀 호텔 1408호에는 들어가지 말라는 엽서를 받게 된다. 그리고 돌핀 호텔의 매니저 제럴드 올린(사무엘 L.잭슨)이 그곳에 들어간 사람들은 모조리 죽었다며 들어가지 말라고 경고하지만, 마이크는 이를 거부하고 1408호에 들어간다. 결국 매니저의 말이 맞았다. 60분이라는 카운터가 시작되고, 마이크는 이 방 안에서 철저하게 갇혀 극한의 공포를 체험하게 된다. 건너편 아파트에는 자신의 행동을 똑같이 따라하는 자신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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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과거를 마주하는 순간, <인 터널>티비를보다 2007. 8. 5. 01:56
스포일러 왕창입니다. :) 최근에 내가 본 드라마시티는 굉장히 신선한 소재들이 많았다. 몇주 전의 도 미래의 도시를 배경으로 기억이 조작되는 것, 그 속에서 내가 나의 기억을 믿을 수 없고, 그동안 내가 믿어왔던 사람들도 믿을 수 없게 되는 이야기였는데,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미래의 사회를 배경으로한 꽤 철학적인 주제라 흥미롭게 시청했었다. 오늘도 리모컨 돌리다가 보기 시작했는데, 꽤 재밌어서 끝까지 봤다. . 한 터널 안에서 마주치게 된 나의 과거, 너의 현재, 그리고 당신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다. 를 보고 시간이 이동된다는 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봤다. 애니 속 치아키는 자신의 현재에는 존재하지 않는 어떤 한 그림을 보러 과거로 찾아온다. 처음 애니를 봤을 때, 고작 그림 하나때문에? 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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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책 목록기억의기억 2007. 8. 4. 03:53
김영하 슬픈 사건의 기억 / 김원일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백년동안의 고독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희박한 공기 속으로 / 존 크라카우어 마지막 눈 / 위베르멩가렐리 토요일 / 이언 매큐언 살인자들의 섬 / 데니스 루헤인 조대리의 트렁크 / 백가흠 사이먼 싱의 빅뱅 김별아 붉은 수수밭 아큐정전 신경숙 다다를 수 없는 나라 / 크리스토프 바타유 비단 / 알렉산드로 바리코 언젠가 너도 연을 쫒는 아이 / 칼레드 호세이니 죽음의 지대 / 라인홀트 메스너 스콧 니어링 자서전 감기 / 윤성희 고독의 발명 / 폴 오스터 황석영 핑퐁 / 박민규 틈새 / 이혜경 김애란 나라 없는 사람들 / 커트 보네거트 김형경 나를 창조하는 콤플렉스 / 베레나 카스트 박경철 노름마치 / 진옥섭 은희경 청춘의 사신 /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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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 이광두, 이광두 어디간거야?서재를쌓다 2007. 8. 4. 03:00
형제 1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휴머니스트 몇달 전, 푸른숲 출판사에 메일을 보냈다. 공지영 작가와 함께한 상해 대담 기사에 곧 위화의 새 소설이 한국에 출간될 예정이라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소식이 없어서 언제쯤 출간되느냐고. 푸른숲에서는 이번 책은 출판사 휴머니스트 사장님에 대한 우정의 표시로 그곳에서 7월 안에 출판될 거라는 답변을 받았다. 올해 봄, 나는 위화의 새 이야기가 너무 그리웠고 8월이 오기 전에 다 읽어버렸다. 책장이 너무나 빨리 넘어져서 다 읽어버렸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위화는 내게 봄과 여름의 경계선을 닮은 작가다. 내가 그의 작품을 처음 읽게 된 계기가 된 연극 '허삼관 매혈기'도 그때 만났고, 연극이 너무 좋아서 원작을 찾아 읽었고, 그 원작이 너무 좋아서 다른 소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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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의 행복모퉁이다방 2007. 8. 1. 21:44
원래 여름은 지독하게 싫어했다. 끈적끈적 달라붙는 땀냄새같은 여름. 그런데 점점 여름이 좋아진다. 뭐 여름뿐인가. 봄은 봄이라서 좋고, 여름은 여름이라 좋고, 가을은 가을이라 좋다. 겨울은 말할 필요도 없는 거고. 여름은 지금 이 순간 때문에 좋다. 갑자기 내리는 여름밤의 소나기. 후덥지근했던 공기들이 갑자기 이렇게 촉촉하게 적셔질 때. 창문을 활짝 열어놓으면 바람을 따라 들어오는 여름 내음새. 톡톡 음악소리같은 빗소리. 찬물로 샤워 한번하고 스탠드 불빛만 켜두고 여름밤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놓고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책을 읽고 있으면, 이 순간 정말 행복하구나, 느껴진다. 정말 좋구나, 라고. 하루종일 비가 오다 말고 오다 말고 하는데 자꾸만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이 생각났다. 지금 OST를 찾아서 틀어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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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담 - 아, 이 영화 정말 좋구나극장에가다 2007. 8. 1. 03:19
개봉 하루 전날 시사회를 통해 봤다. 보는내내 '아, 이 영화 정말 좋구나'라고 생각했다. 지독하게 슬프고 무서운 영화. 올해 본 공포영화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영화. 기담. 첫번째 이야기. 은 1942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국땅이지만 일본이 지배했던 때. 한국인이지만 일본 이름을 써야했던 기묘한 때. 한국이지만 일본이기도 한 말도 안되는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서글픈 그 때. 의과공부를 하는 한 남자가 있고, 그는 곧 얼굴도 모르는 원장의 딸과 결혼을 해야하는 상황이고, 병원에 들어온 동반자살을 한 여고생 시체를 사랑하게 된다. 첫번째 이야기는 영화 전체에서 가장 아름답다. 강 아래로 시체가 얼어붙어 있고 그 위로 나풀나풀 떨어지는 꽃잎 씬이나. 마주보고 앉아있는 두 사람 너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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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얼마나 억울했을까모퉁이다방 2007. 8. 1. 01:37
자고 일어나니 또 나쁜 소식이 도착해있었다. 스물아홉의 생을 마감한 심성민씨. 소중한 목숨들이 희생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착잡해진다. 심성민씨가 살해되었다는 기사를 읽는데, 경남 고성 출신이란다. 내 고향. 그리고 진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단다. 나도 고성에서 태어나 진주에서 고등학교 생활을 했다. 그리고 한 살 차이. 그리 넓지 않은 고성과 진주에서 우리는 어쩌면 마주쳤는지도 모르겠다. 같은 초등학교를 다녔을수도 있고 같은 동네에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가 밟은 땅을 내가 밟았고, 자주가는 슈퍼가 같았을지도 모르겠다. 접속의 한 장면처럼 서로 어깨를 부딪히며 스쳐 지나 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자 그가 마치 나의 지인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아주 많이 슬퍼졌다. 타지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 총알이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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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보드에 쓴 글모퉁이다방 2007. 7. 31. 00:33
01. 오늘 커피프린스 완전. 정말 중학교때 읽던 순정만화같은 이야기들인데, 서른이 가까워지는 지금에도 왜 이렇게 가슴이 떨리는지. 오늘 공유가 윤은혜를 더듬으면서 흘러준 눈물 한방울, 완전 소중했다. 바다까지 갔다 왔으면서 하룻밤 사이에 달라진 공유의 태도, 완전 마음 아프고. 아, 여전히 현실에서 있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이야기에 가슴 설레여하는 이유는 뭘까? 암튼 오늘은 그 사이에 흐르던 김연우의 노래. 그 가사들이 어찌나 또렷하게 박히던지. 나는 사랑이 뭔지 모르나봐요. 02. 라디오는 거의 쿨FM만 듣는데 순용씨와 호란씨가 나온다는 이유로 거의 매주 듣는 유일한 S본부 라디오 프로그램. 오늘 들을려고 틀었는데 추소영이랑 김구가 나왔네. 지난주에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지난주에 집 앞에서 술 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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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명화_4인용 식탁극장에가다 2007. 7. 30. 14:31
주말의 명화에 대한 단상. 4인용 식탁 얼마 전에 우연히 에 대한 리뷰를 읽었는데 글이 정말 좋았다. 이 얼마나 잘 만들어진 영화인지를 조목조목 설명하는 리뷰였다. 을 처음 본 시간은 대낮이였다. 학교에서 을지로로 가서 친구랑 둘이 봤었던 거 같다. 둘이서 아이들이 의자 위에 늘어져 있는 모습이 너무 무서웠다고 이야기했던 거 같다. 그리고 전지현의 연기가 별로라는 말도 했던 거 같고. 확실하게 기억나는 건 그 어두컴컴한 영화를 보고 나온 후에도 해가 쨍쨍하게 떠 있었다는 거. 리뷰를 읽고 비디오를 빌려봐볼까 생각했었는데 마침 KBS에서 방영해줬다. 어젯밤에는 집에 혼자 있었는데 불을 모두 꺼놓고 을 보는데 왜 그렇게 무섭던지. 몇걸음밖에 안 되는 화장실로 얼마나 후다닥 다녀왔는지 모른다. 또 이런 때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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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 -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극장에가다 2007. 7. 30. 01:58
모든 게 꿈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이주일 주연의 영화 를 보는 민우(김상경)는 처음에는 영화가 재밌어 마구 웃어대다가 나중에는 눈물이 촉촉히 고인다. 이 장면은 영화 속 장면이기도 하고 실제 를 보는 극장 안 관객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는 초반에 여러 코믹요소들로 관객들을 웃기다가 중반부를 지나면서 관객들을 울리기 시작한다. 실제로 감독이 의도적으로 도 아니고, 도 아닌 이주일의 를 영화 속 영화로 넣었다고 한다. 5.18을 저지른 사람들의 무자비한 행위를 가르키는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 뭔가 보여주겠다는 영화가 상영되는 스크린 앞에서 벌어지는 공수부대의 시민을 향한 무자비한 공격의 시작. 의 원빈이 전쟁터 가운데서 꿈결같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던 '모든 게 꿈이였으면 좋겠어'라는 대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