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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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에서 늦가을모퉁이다방 2020. 11. 28. 09:39
이번주 바람이 무척 거세졌다. 버스를 기다리며 찬바람을 맞고 있는데 손이 시렸다. 이제 겨울이 왔구나 싶었다. 늦잠을 자리라 다짐했지만, 6시에 눈이 떠졌다. 이불 속에서 지난 사진들을 보다가 늦여름에서 늦가을 사이 사진들을 정리해두자고 생각했다. 많은 일이 없었지만 많은 일이 있었던. 올 가을은 평생 잊지 못할 거다. 좋았던 재택근무 시절. 아끼는 엄마잔을 꺼내 커피를 진하게 내리고 근무 준비. 주말에는 살 뺀다고 밥이 일체 들어가지 않은 김밥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아직, 여름. 아직, 초록. 실버스타의 소주 칠링. 평일에 집에서 이런 구름을 볼 수 있었던 건 재택 덕분이었다. 동생이 각자 술과 안주를 준비해서 랜선술자리를 갖자고 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었다. 책 사고 받은 사은품 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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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산책서재를쌓다 2020. 11. 7. 06:47
마음을 움직이는 구절이 시시때때로 나타났으나 포스트잇을 가지고 다니지 못해 표시하질 못했다. 집에 가서 얼른 붙여둬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붙이려고 하면 그 구절들을 찾질 못하겠는 거다. 지난 남해여행에 가져갔다 앞부분만 살짝 읽고 책장에 꽂아두었는데 어느 시인이 SNS에 무척 좋다는 글을 남긴 걸 보고 책장에서 꺼내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짤막한 글들이라 읽기 좋았는데, 한참을 읽다 생각했다. 시와 산책에 대한 이야기가 많구나. 제목이 시와 산책인 줄도 모르고. 이 책을 읽는동안 이소라편을 봤는데 예능 보면서 그렇게 많이 운 적이 없다. 참가자들은 이소라에게 눈물섞인 진심을 전했고 이소라는 이런 마음을 받아본 지 무척 오래되었다고, 노래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조금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