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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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원그레이트극장에가다 2020. 6. 29. 09:02
(주의. 영화 썸원그레이트 스포일러로 가득한 글입니다.) 혼자 남은 토요일 밤이었다. 그냥 티비만 보기는 왠지 아쉬워 넷플릭스를 켜고 볼만한 영화가 없나 뒤적거렸다. 너무 무거운 영화 말고 조금은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 "낯선 도시에 근사한 직장을 구한 저널리스트 제니. 뉴욕을 떠나야 하는데, 애인이 먼저 떠나버렸다. 실연의 상처엔 역시 친구들과 술 한잔. 뉴욕에서 마지막을 불태우리라!" 영화 소개글이었다. 너무 가볍지 않을까 싶었는데 먼저 본 사람들의 평이 나쁘지 않았다. 커튼을 닫고 쿠션을 끌어안고 소파에 앉아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괜찮은 음악들을 배경으로 이십대 친구들의 발랄한 연애사를 지켜보고 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을 터트린 건 제니가 헤어진 남자친구를 공연장에서 만났을 때였다. 남자친구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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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근황모퉁이다방 2020. 6. 23. 22:22
시옷의 독촉이 없었다면 이 글은 아마도 아주 나중에 쓰여지거나 아예 쓰여지지 않았을 거다. 평소처럼 저녁을 먹고 요즘 흥미롭게 보고 있는 왓챠의 을 보았을 거고 그러다 벌써 11시네, 자야겠다 그러면서 씻고 정리하다 12시가 되었을 거다. 그러다 진짜 잠들었겠지. 요즘은 정말 눕자마자 잔다. 아, 아니다. 지난 주에는 밤산책도 했다. 긴 출퇴근 끝에 군포에 입성하면 외식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거의 집에만 있는데 어느 날 동생이 자고가면서 동네 산책길을 알게 됐다. 밤에 굉장히 많이 먹고 잤는데 동생이 아침에 눈뜨자마자 걸어야겠다고 했다. 좀더 오래 걸어보고자 평소에 가지 않는 길로 갔는데 왠걸 일년 가까이 모르고 있던 멋진 산책코스가 있었다. 그 길에 몇백년 된 은행나무도 있고, 나무의자와 테이블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