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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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행모퉁이다방 2019. 11. 17. 18:52
친구의 결혼식을 보고 올라가는 길. 밑에서는 흐리기만 했는데, 충청도에 들어서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동생은 서울에 비가 많이 오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내일은 아주 춥다는 예보가 있다고. 친구의 신랑은 내 결혼식에서 한 번 보고 오늘이 두 번째인데, 오늘 보니 다부져보였다. 친구는 붉은색 부케를 들었다. 내 결혼식에서 친구가 부케를 받았는데, 세 달 안되는 시간 동안 잘 말려 예쁜 케이스에 담아 내게 다시 선물을 했다. 원래 이러는 거야, 라고 물었더니 요즘 유행이래, 라고 말했다. 어제 이걸 만든다고 잠을 못자 눈이 빨개졌다며. 친구의 부케는 신랑의 친구가 받았다. 남자사람이. 요즘 그런다고들 얘기는 들었지만 직접 본 건 처음이었다. 부러 폴짝폴짝 뛰며 유쾌하게 받아 모두들 즐거워했다. 올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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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닭집서재를쌓다 2019. 11. 14. 22:46
제주도에서 온 친구와 위례에 사는 친구, 파주에서 퇴근을 한 나. 이렇게 셋이 금요일 밤에 양재에서 만났다. 검색을 해보니 양재에서 집 근처까지 가는 버스가 있었다. 거의 끝과 끝이었지만, 버스를 한 번만 타면 된다. 우리는 우리의 오래전 아지트 양재닭집에 갔다. 한때 이곳에 정말 자주 왔었다. 바삭바삭한 옛날 통닭에 양도 푸짐하고 장사가 잘되서 그런지 생맥주도 맛났다. 시원하고 톡 쏘는 맛. 여기만 오면 얼큰하게 취했더랬다. 시장 한 켠에 자리잡은 닭집은 여전했다. 맛도 그대로였고, 인기 있는 것도 그대로였다. 우리는 후라이드 치킨 하나와 닭똥집 튀김 하나를 시키고, 맥주와 사이다를 마셨다. 이날 방광염 약을 먹는 바람에 그 시원한 맥주를 마시지 못했더랬다. 간만에 셋이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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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킹모퉁이다방 2019. 11. 7. 17:16
막내의 결혼식이 있던 시월의 일요일에 보경이가 놀러오기로 했다. 영종도에서 군포까지. 네이버 지도앱으로 검색해보니 대중교통만 이용했을 경우 두시간 남짓이었다. 너무 오래 걸리지 않겠냐고 하니 여행하는 기분으로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고 온다고 했다. 고맙고 미안했다. 산본에서 내려 택시를 탔다고 했다. 친구가 집들이 선물로 전자레인지 겸 오븐을 선물해줬는데 오븐 덕분에 삶의 질이 1도 정도 높아졌다. 갓 지은 밥을 냉동실에 얼려놓고 금방 해동할 수 있게 되었으며, 생선도 냄새 걱정 없이 구울 수 있게 되었다. 고구마도 적당히 구워 단맛이 한껏 오른채 버터를 살짝 녹여 맛나게 먹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베이킹. 오븐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해보자는 생각에 베이킹에까지 이르렀다. 보경이는 케이크도 구워 판매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