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18
-
위로모퉁이다방 2019. 7. 18. 23:11
엄마랑만 싸우고 아빠랑만 싸우면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데, 엄마랑도 싸우고 아빠랑도 싸우면 내가 정말 구제불능같다. 어쩌면 이렇게 못나서 이러나 싶다. 자존감이 바닥을 친다. 오늘은 아빠랑만 싸웠지만 얼마 전에 엄마랑도 싸웠으므로 구제불능과 같은 상태가 되어 운동을 하러 갔다. 땀을 닦고 눈물을 닦으며 러닝머신 위에서 임경선의 을 읽어나갔다. 임경선은 아버지가 마흔일 때 자식 셋과 아내와 나이든 부모를 두고 혼자 낯선 이국에 포르투갈어를 배우러 와 1년을 보냈던 리스본 대학을 아버지를 생각하며 거닌다. 그곳에서 그 시절 아버지가 보았을 풍경들, 걸었던 길들, 먹었던 음식들을 상상해본다. 아버지는 1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 나는 마흔살의 남자가 자신의 어깨에 가득했던 짐들을 잠시 걷어내고 이국에서 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