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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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그림이 건네는 말서재를쌓다 2019. 2. 27. 22:01
좋아하는 티비 프로그램 중에 이 있다. 방구석처럼 꾸며놓은 세트장에 앉아 영화를 소개해주고, 그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는 프로그램. 나는 이 프로그램의 애청자인데, 밤이 오지 않는 어떤 밤에는 이미 봤던 회인데도 그냥 틀어놓고 소리만 듣다 잠들기도 했다. 라는 영화가 있다. 가톨릭 신부들의 아동성추행 사건을 파헤치는 보스턴 글로브 취재팀의 이야기인데, 나는 이 영화가 참 좋았다. 무료 영화일 때 여러번 봤다. 묵묵히 자신이 맡은 바를 취재해가는 팀원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안정이 되었다. 를 다룬 회에 임필성 감독이 나와 이 영화를 참 좋아해서 여러 번 보았다는 말에 격한 공감이 됐다. 얼마 전에는 편을 봤는데, 역시 참 좋았다. 영화도 좋고, 그 영화를 가운데 두고 나누는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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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직통모퉁이다방 2019. 2. 27. 00:25
통영에서 미러리스 카메라를 쓰려고 간만에 꺼내 충전을 했다. 저장공간이 부족해 지울 사진이 없나 첫 사진부터 쭉 봤다. 왠지 모르겠는데, 클라우드에 따로 옮겨놨는데도 지우질 못하겠다. 간만에 오래된 사진들을 보는데 뭔가 뭉클했다. 그곳에 리스본이, 포르투가, 바르셀로나가, 삿포로가, 오타루가, 강릉이, 울릉로가 있었다. 얼마 전 방영을 시작한 에서 류준열이 그러더라. 사진을 원래 찍지 않았는데,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기록이 없으니까 기억이 자주 변형되더라고. 기억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류준열의 사진기 속에 쿠바의 풍경이, 거리에서 인사를 나눴던 사람들의 모습이 생동감있게 담겼다. 올해는 여행을 많이 하고 싶다. 좋은 풍경도 많이 담고 싶고, 모르는 사람과도 인사를 나누고 싶다. 그러다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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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테마기행티비를보다 2019. 2. 19. 21:09
절반의 성공이다. 목표했던 바에 크게 못미치지만, 그래도 지난 번보다는 나아졌다. 1월의 헬스 이야기. 한달치만 끊어서 다시 끊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는데(탈의실 누수로 일주일이 연장되었다), 고민이다. 요가같은 GX가 있는 헬스장으로 끊고 싶은데, 집앞이 아니면 잘 가지 않을 것 같아서. 헬스를 끊고 처음 첫주를 부지런히 잘 다닌 것은 오지은 덕분이다. 오지은이 출연한 세계테마기행 때문. '기차를 타고 구석구석, 우리가 몰랐던 일본'이 이번 여행의 테마였다. 오지은이 안내하는 일본 구석구석을 함께 걸으면서 보려고 시간에 맞춰 길 건너 헬스장에 갔다. 헬스장에 입장해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고, 운동복을 받아 탈의실에서 갈아입고 나와, 물 두 컵을 재빠르게 마시고, 러닝머신 위에 서서 티비를 켜고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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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과 2월모퉁이다방 2019. 2. 13. 22:26
1월에는 만나는 사람의 아버지를 만났고, 2월에는 만나는 사람이 우리 부모님을 만났다. 1월에는 호수 근처에 있는 밥집에서 옻닭을 먹었고, 2월에는 이영자가 티비에서 추천해준 중국집에서 코스요리를 먹었다. 1월의 나는 몹시 긴장했는데, 2월의 그 사람은 그리 긴장해 보이지 않고 씩씩해서 대견했는데 자세히 보니 물병 든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더라. 1월의 아버지와는 막걸리 한 병과 소주 한 병을 나눠 마셨다. 그 사람은 운전을 해야해서 물만 마셨다. 아버지는 나를 유심히 보지 않으시는 것 같았는데, 막걸리를 반쯤 나눠 마셨을 때 인상이 좋다며 칭찬해주셨다. 앞으로 함께 맛있는 걸 자주 먹자고도 하셨다. 2월의 아빠는 그 사람을 가만히, 유심히 바라보더라. 자주 웃었고, 그 사람 명함을 한 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