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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퉁이다방 2018. 12. 19. 21:12



       미세먼지가 많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 이유는 단순히 일회용 마스크가 없어서. 사기 귀찮고. 미세먼지가 많다는 뉴스를 매일매일 들으면서 마스크 회사가 대박나고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어제 동생이 주문한 원두가 왔다. 경주에 있는 커피집에서 넉넉하게 주문해서 먹는데, 다른집 원두를 먹다가 이 커피집 원두를 내려 먹으면 아,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또 계속 먹으면 심드렁해지고. 그런 면에서 원두도, 일도, 사람도 비슷비슷한 것 같다. 늘 곁에 있음을 감사해하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고 다짐해본다. 


       드라마를 통 보지 않았는데, 요즘 하나씩 보기 시작하고 있다. 제일 빠져 있는 건 <스카이캐슬>. 최근에 두 회 정도 연속으로 보고 푹 빠져 1회부터 정주행을 시작했다. 퇴근 후 하루에 한 편만. 더 보고 싶지만 꾹 참고 하루에 한 편만 보자고 결심했는데, 3회부터 유료이다. 어제부터 하루 한 편을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유료 결제를 해야 하나. 언제고 몰아서 해 줄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가. 영화 <인 디 아일>과 <로마>가 무척 좋다는데, 상영관이 너무 작아서 이 또한 못 보고 있다. 젠장. 상암에 CGV 있을 때 좋았는데. 바뀐 메가박스에도 예술영화전용관이 있지만, 뭔가 상영작도 그렇고, 지나친 교차상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좌석은 엄청 좋다. 넓고 쾌적하다. 커피집이 하나 생겼는데, 거기 라떼가 엄청 맛있다. 2층에는 방배김밥이라는 김밥집이 생겨서, 지난주에 먹어봤는데 어마어마한 맛이었다. 지난 주말에는 조조로 <갈매기>를 봤다. 체홉의 희곡을 언젠가 읽어봐야지 생각했고.


       퇴근길에 두 사람에게서 오늘 회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집에 곧장 들어와 어제 배송받은 패딩을 반품하려고 경비실에 맡겼다. 생각보다 길고 컸다. 왠만하면 반품은 잘 하지 않는데, 회사에 같은 패딩을 입는 이가 있어 여러모로 반품이 낫겠다 싶었다. 경비 아저씨의 기분이 요즘 좋지 않으시다. 왜 그럴까 생각하며 다시 올라왔다. 설거지를 하고, 계란 일곱개를 삶았다. 저번에 한 번 만들어본 마약계란장조림을 만들었는데, 집에 양파가 없어서 그냥 있는 재료로 파와 고추, 깨를 넣었다. 계란만 삶아 간장, 물, 설탕으로 만든 양념장에 하루 이상 숙성해서 먹는건데, 간단해 보여도 맛이 놀라웠다. 밥에 국물과 쪼갠 계란을 쓱쓱 비벼 먹으면 엄지 척! 설탕 대신 꿀을 넣고 뭔가 좀 부족한 듯 해 작년에 만든, 모과청이 되지 못한(ㅠ) 꿀모과를 잘게 썰어 넣었다. 내일 아침에는 오늘 산 누룽지에 계란 장조림을 먹어야지. 


       요즘 책을 거북이보다 더 더디게 읽고 있다. 티비와 핸드폰을 없애야 하는데! 그래도 오늘 한 페이지 이상은 읽었다. 좀더 읽고 자야지. 어젯밤에 읽은 페이지 중에 이런 문장이 있었다. "그들은 외로움 때문에 누군가를 곁으로 끌어들이기보다 그저 고독 안에서 '머무르기'를 선택한다. 이는 대상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자신에게조차 지켜야 하는 거리가 있음을 아는 자의 태도를 뜻한다. (p.67, <사람의 잔상들>) 저녁으로 퇴근길 두부가게에서 산 손두부를 나무숟가락으로 퍼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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