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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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의 시작, 짙은음악을듣다 2009. 11. 22. 22:15
짙은을 직접 본 적이 있다. 작년이었고, 아주 추운 겨울이었다. 언젠가 싱클레어라는 잡지에 글을 실은 적이 있었는데, 고맙게도 그 뒤로 싱클레어에서 꾸준히 잡지를 보내 주신다. 어떤 달에는 씨디가 함께 있기도 했다. 그곳에서 그 겨울, 작은 공연에 초대해줬다. 독자들과 글을 보내는 이들이 함께 하는 자리였는데, 나는 그 날 이아립을 보러 갔었다. 그녀가 기타치고 노래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었다. 친구랑 나는 충무로에서 만났다. 아마도 돈까스랑 우동을 먹었지. 그러고도 시간이 남았는데 딱히 들어갈 만한 데가 없어서 뜨끈뜨끈한 캔커피를 사들고 몇 백년이 되었을 것만 같은 커다란 나무 근처 벤치에 앉았다. 아주아주 추웠는데, 아주아주 따뜻하기도 했다. 이상하게도 그랬다. 거기에 앉아서 이아립 언니(양치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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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듣는 노래 가사음악을듣다 2008. 11. 5. 22:16
얼마전 동화책 뒷표지에서 이런 노래가사를 읽었다. '벤틀리의 노래'다. 요조의 새앨범이 나왔다. 'Sunday'. 원래 이건 재주소년의 노래다. 가사가 아주 조금, 다르다. 지금 요조의 나이 스물 여덟살,이라는 가사를 스물네살로 바꿔부르면 그건 재주소년의 노래다. 그러니까 거기에 스물 아홉살,이라고 흥얼거리면 내 노래가 되는거다. 그리고 가을이니까, 이 가을이 가고 있으니까, 나는 가을여자니까, 이런 노래도 듣는다. 이소라의 노래. 그리고, 이문세 아저씨의 노래. 내가 갑자기 마음이 아플 때, 너에게 편지를 써 모든 걸 말하겠어. 이 가을.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올려다보며 내가 아침저녁으로 듣는 음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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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조가 들려주는 사랑스런 추임새음악을듣다 2008. 3. 31. 11:18
Yozoh with 소규모아카시아밴드 - My Name Is Yozoh 걷는 것만이 최고의 운동이라며 저녁 시간이 되면 중랑천으로 뛰쳐 나가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걸어댔던 날들이 있었다. 무려 세 시간을 걸은 날도 있었다. (동생과 싸우고 뛰쳐나온 터라 체면상 빨리 들어갈 수가 없었다) 나의 걷기 운동은 한 겨울에 무섭게 진행되었다. 한창 빠져있는 노래들을 엠피쓰리에 꽉 채워서 두 팔을 흔들며 걷다보면 코 끝이 빨개지고 겨드랑이에 땀이 차 오르면서 모든 게 잘 될 것 같은 무아지경에 빠지는 순간이 있었다. 그 순간이 너무나 좋았다. 일석이조로 밤의 식욕도 사라졌다. 살도 빠졌다. 얼씨구나, 지화자 노래를 불렀었다. 그렇게 무아지경의 순간도, 체중이 줄어드는 것도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았지. 다이어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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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의 열가지 독백음악을듣다 2008. 3. 2. 00:05
어제. 금요일이라는 이유로 맥주를 잔뜩 샀다. 금요일이면 약속이 없는 날에도 맥주 한 잔쯤은 꼭 해줘야 될 것만 같다. 간만에 밑반찬이 많아져 저녁을 넘치게 먹었고, 배가 터질 것 같은데도 맥주를 꾸역꾸역 넘겨넣었다. 아, 금요일인데. 이 밤을 맘껏 즐겨야 하는데. 스르르 잠이 왔다. 먹고 바로 자면 살 찌는데. 기대서 꾸벅꾸벅 졸다가 결국 바닥에 대자로 누워버렸다. 요즘 살이 쪘다고 스트레스를 받는 동생은 언니도 더욱더 살찌워 같이 운동하러 나가자고 조를 속셈으로 친절하고 아주 다정하게 이불을 덮어주었단다. 사온 맥주도 다 마시지도 못하고 꿈나라를 헤매고 있을 그 시간,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김동률이 나왔단다. 러브레터에 나올 때가 됐는데, 라며 지지난주부터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출연자 리스트를 확인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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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할게음악을듣다 2008. 2. 20. 10:12
BGM 노래할게 by 루시드 폴 깊은 새벽이었다. 잠이 오지 않아서 다시 노트북을 켰다. 인터넷을 둥둥 떠다니다 아주 우연히 그 곳에 도착했다. 그 때는 깊은 겨울이었고, 나는 그 겨울을 맞이하면서부터 루시드 폴에 빠져있었다. 그의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음악을 이어폰으로 듣는 것이 좋았다. 그러니까 그 곳 이야기. 아무렇지도 않게 보이던 그 곳. 동남아시아 어딘가의 따뜻한 사진들이 많았던 그 곳. 깊은 겨울, 깊은 새벽에 만난 그 곳은 아주 깊은 곳이었다는 이야기. 아무렇지도 않게 사진을 보고 방명록을 훑어나갔다. 보고싶다는 흔적에 나는 이 사람이 조금 먼 곳에 있나보다고 생각했다. 오늘 무슨 일을 하다 문득 생각이 났다는 흔적에 나는 이 사람이 친구가 많은 다정한 사람인가보다고 생각했다. 선생님,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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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 2월호 부록음악을듣다 2008. 2. 18. 11:04
패션잡지를 10대 이후로 '사' 보지 않던 내가 2월호 바자 코리아를 뒤늦게 구입한 이유는 바로 이 씨디 부록 때문. 일요일 오후 내내 틀어놓고 있었다. 김작가의 해설글 中 . . . 담당 에디터에게 해설지 청탁을 받고 참여 아티스트와 수록곡을 들었을 때 나는 한마디밖에 할 수 없었다. "정말, 주옥 같군요." 입에 발린 찬사가 아니었다. 달리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럴 만도 하다. 이 앨범에 참여한 뮤지션들은 인디 신 안에서도 자신만의 영토를 차지하고 또 만들어낸 팀들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문제적 아티스트들의 문제적 노래다. 어떤 아티스트들의 어떤 노래이기에? 다, 이제 그에 대한 설명을 하려고 한다. COLLECTED SOUNDS by BAZAAR volume 1 1. MOT / 날개 2.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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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표정음악을듣다 2007. 12. 31. 01:40
금요일 밤, 집에 있게 되면 맥주 한 잔쯤은 필수이게 되요. 금요일 밤인데 맥주 한 잔도 없이 밋밋한 밤을 보내면 왠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거들요. 맥주와 함께 TV를 보고 있었어요. W에서 폴 포츠 이야기가 나왔어요. 아마도 올해의 굵직굵직한 이야기들이 방송되어 있었던 듯 해요. 건성건성 보고 있었거든요. 폴 포츠 이야기가 나오고 그의 영상이 흘러나오면서 완전 TV에 집중했죠. 약간 취기가 달큰하게 올라 오면서 갑자기 울컥해지는 거예요. 아, 그래 올해 폴 포츠가 있었지. 인터넷 동영상으로 보다가 다시 TV에서 만난 폴 포츠 감동의 영상에서 금요일 날 제가 보았던 건 '기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이였어요. 처음 폴 포츠가 예선을 통과하는 모습이였는데, 사람들은 이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외모의 남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