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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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는 계란지짐이와 복어포모퉁이다방 2017. 6. 9. 01:10
내 기억에 따르면, 외할아버지는 노년에 항상 외로움과 술에 취해 계셨다. 외로움이 먼저인지, 술이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어린 내가 보기에도 외할아버지는 고집이 세고 외로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손녀인 내게는 따스한 사람이었다. 같은 읍에 살았던 우리가 외갓집에 하도 놀러오지 않자 할아버지는 직접 우리 아파트에 찾아오셔서 멀뚱멀뚱 한참을 계시다 가시곤 했다. 아, 나는 왜 그렇게 애교 없는 손녀였을까. 얼마전 외삼촌네랑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우리는 외할아버지가 손재주가 무척 뛰어난 사람이란 걸 알았다. 오늘은 외식의 날이어서 S씨와 N씨와 함께 근처 휴게소에 가서 올해 첫 모밀국수를 먹었다. 돌아오는 길에 왜 이렇게 에세이들이 수도 없이 출간되는가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나눴는데, 내가 그랬다. 우리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