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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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일들모퉁이다방 2016. 1. 26. 22:21
토요일에서 일요일이 되는 동안, 우리는 시인의 방에 있었다. 다섯 명이서 한 대의 택시를 타고 연남동으로 왔다. 택시 아저씨는 시작하는 연인들의 풋풋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는 이 풋풋한 택시의 기운을 받아야 한다고 조잘거렸다. 서촌에서 시인은 이야기했다. 지금 시작되고 있는 자신의 사랑에 대해. 언제나 그렇듯 물어봐야 겨우 답했지만, 나는 그의 '좋은' 기운을 느꼈다. 우리는 시인의 방에서 방백도 듣고, 이소라도 들었다. 나와 동생은 요즘 하루에 한 개씩 버리는 중이다. 좁은 원룸에 살고 있는데, 살면 살수록 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살펴보면 대부분이 필요없는 것들. 그걸 하루에 하나씩 찾아내 버리고 있다. 어떤 날은 더이상 나오지 않는 볼펜을 버리기도 하고, 어떤 날은 일년 내내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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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서재를쌓다 2016. 1. 13. 21:56
마스다 미리 책을 모두 사는 친구가 있다. 지금은 너무 많이 나와버려서 친구도 중간 즈음에 멈췄다. 매번 친구에게 빌려 읽었다. 처음엔 무척 좋았는데, 반복되는 이야기들이 많다보니 새 책이 나와도 제목만 보고 이건 안 읽어도 되겠다고 심드렁해질 때가 있었다. 이번에 에세이와 만화책이 함께 나왔는데, 만화책 제목을 보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스다 미리 자신의 이야기를 그린 . 매번 빌려 읽어서 친구에게 이번 건 내가 선물해주겠노라고 말했다. 친구는 그러면 먼저 읽고 주라고 했다. 그렇게 읽은 마스다 미리 이야기. 만화가가 되기 전의 이야기, 초보 만화가가 되어 직접 홍보하고 다닌 이야기, 일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하던 시기, 그리고 지금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마스다 미리가 만난 편집자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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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네 한라봉모퉁이다방 2016. 1. 12. 23:01
친구는 마지막 서울 나들이를 왔습니다. 엄마가 되기 전에요. 일요일, 우리는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친구는 전날의 숙취로 괴로워하고 있는 나를 위해 샤브샤브를 함께 먹어 주고, 지난 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습니다. 친구는 내게 항상 잘 될 거라고 말해줍니다.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내 얘기를 즐겁게 들어주더니, 잘 될 거야, 라고 말해줬습니다. 우리는 커피숍에 가서 달달한 케잌 하나를 시켜놓고 커피를 마셨습니다. 친구가 그럽니다. 얼마 전에 J와 (J는 친구의 남편이자, 나의 친구입니다.) 주말에 뒹굴거리면서 기분 좋게 누워 있는데, 그런 생각이 드는 거야. 우리 둘이서만 이렇게 한가롭게 뒹구는 건 앞으로 어렵겠구나. 이게 마지막 시간일 수도 있겠구나. 친구는 씩씩하고 건강해서 임신을 하고도 입덧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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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프로젝트모퉁이다방 2016. 1. 7. 23:13
맥주를 좋아합니다. 신기한 음료라고 생각합니다. 술인데 맛있고, 마시다보면 용기도 주고, 꿈도 주고, 희망도 줍니다. 비록 다음날 사라지는 신기루지만. 나는 이 신기루 음료를 마시면서 수십번의 꿈을 꾸고, 수십번 결심을 하고, 수십번의 희망을 가졌습니다. 좋은 친구들도 꽤 사귀었습니다. 소주는 너무 쓰고, 와인은 밖에서 마시기엔 비싼 것 같아요. 제게는 맥주가 가격대비, 맛대비 최고입니다. 독서모임에서 저의 별명은 맥령언니, 맥령누나입니다. 맥주의 맥, 금령의 령. 아이들은 단번에 저를 알아보고 저런 마음에 쏙 드는 별명을 지어 주었습니다. 술자리는 신기합니다. 어색하게 시작했다가 둘도 없을 사이로 끝나기도 하고, 평소엔 전혀 하지 않았을 속 이야기도 하게 만듭니다. 나도 모르게 간직하고 있던 지난 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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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영화처럼기억의기억 2016. 1. 7. 22:54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 잔. * 아버지의 초상. 이터널 선샤인. 캐롤. 동주.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트럼보. 송 원. * 남과 여. *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 * 스포트라이트. * 브루클린. 최악의 여자. 바덴바덴. 4등. 초인. 곡성. 사돈의 팔촌. 나의 소녀시대. 싱 스트리트. 굿바이 싱글. 서프러제트. 우리들.미비포유.도리를 찾아서.나우 유 씨 미 2.이레셔널 맨.태풍이 지나가고. 나의 산티아고.덕혜옹주.터널.데몰리션. * 범죄의 여왕.사랑과 어둠의 이야기.외출. *내가 고백을 하면. *요노스케 이야기. *밀정.카페 소사이어티.스펙타큘라 나우. *브릿지 존스의 베이비.런던시계탑 밑에서 사랑을 찾을 확률. *설리 - 허드슨 강의 기적. 다가오는 것들.립반윙클의 신부. 그물.비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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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경주여행을가다 2016. 1. 3. 13:30
과감하게 케이티엑스 / 무인호텔 무인무료조식서비스 / 경주에 오래 살면 이 능들을 보고도 무뎌질까 / 교리김밥 줄 계란냄새 / 니 하오, 양동마을 새해 무료 / 콜로세움 스타벅스 로스트넛츠라떼 / 익숙한 새벽 세시 / 녹두전과 해물순두부, 막걸리 / 무서운 불국사 콜택시 / 성호리조트 별들 / 세 명이지만 방 안 바꿉니다 / 포르투갈 와인 개봉 / 아침목욕 / 꽃청춘 아이슬랜드 / 바글바글 불국사 / 다음에는 아리수관광호텔 / 부의 끝은 스스로 만족하는 데 있다, 극락전 / 석가탑은 7월 이후 / 벌써 새순 / 9와 숫자들 방공호 / 도솔마을 정식, 동동주 / 커피플레이스 에스프레소와 딸기주스 / 봉황대의 노을 / 신경주역 기념품 쇼핑 / 소시지와 맥주 / 첫 로드무비 완성 / 또 보자, 경주 케이티엑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