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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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뢰한극장에가다 2015. 5. 27. 01:11
5월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한번 나열해보라고 하면 별 게 없는데, 뭔가 많은 일들이 일어난 것만 같다. 오늘, 아니 어제는 혼자서 을 봤다. 괜히 바로 집에 들어가기 싫더라. 요즘 해가 길어지니 자주 이런다. 보고 나니 개봉일이 오늘이었다. 내 생일날 첫선을 보이는 영화. 그러니까 영화도 나도 전야제였던 셈이다. 전도연이 김남길과 하룻밤을 보내고 잡채를 만들어서 소주와 함께 아침밥을 먹는 장면이 있었다. 김남길이 민낯의 전도연에게 그런다. 우리 그냥 같이 살까. 전도연이 진심이냐고 묻는데, 김남길은 진지하게 전도연을 바라보다가 표정을 바꾸고 그냥 해본 말이라고 한다. 그때 전도연의 표정. 한순간 그 말이 진심이길 바랬던 마음과 그럼 그렇지, 그럴리가 없지 하는 마음. 그 목이 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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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겨울과 봄극장에가다 2015. 5. 12. 23:18
지난 일요일. 안국역의 작은 극장에 있었다. 그날 극장 이벤트로 를 단돈 만원에 연이어 볼 수 있었다. 집에서 혼자 보았던 여름과 가을을 극장에서 다시 한번 혼자 봤다. 겨울과 봄은 친구와 함께 봤다. 여름과 가을, 겨울과 봄 사계절 동안 계곡과 산, 논으로 둘러 쌓인 일본의 작은 마을에 사는 여자아이가 농사를 짓고, 살림을 하고, 밥을 지어먹는 모습을 지켜봤다. 나무 열매를 따서 시큼하면서도 달달한 잼을 만들어 먹고, 직접 재배한 토마토로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고, 계곡에서 딴 나물줄기를 잘게 다져 맨밥에 얹어 먹고, 직접 딴 밤을 졸여 간식으로 먹는 장면을 지켜봤다. 카레. 카레도 있었다. 여자 아이는 동네 친구와 수다를 떨고 있었다. 친구는 동료를 도와준 이야기를 했다. 여자아이가 말했다. 그건 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