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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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셰프극장에가다 2015. 1. 22. 23:05
정확한 나이가 기억나질 않는데, 20대 초반 정도였던 것 같다. 우리는 씨네큐브로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를 보고 스파게티를 먹었는지, 스파게티를 먹고 영화를 봤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데, 아무튼 씨네큐브 윗층의 스파게띠아에서 스파게티를 먹었다. 손님이 별로 없었다. 우리를 포함해 한 세 테이블 정도였는데, 그 애가 혼자 스파게티를 먹고 있었다. 그애와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 얼굴이 빨갛고 통통한 그애는 밝고 쾌활하고 웃음소리가 컸다. 외국에서 살다 왔다고 했나, 아빠가 영어 선생님이라고 했나. 영어 실력이 굉장했다. 발음도 네이티브 수준이었고. 성격도 호탕했다. 그 애와 난 그리 친하진 않았다. 1학년 때 이후로 기억이 없는 걸 보면 이과를 갔던지, 반이 아주 멀었던 것 같다. 그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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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타이페이여행을가다 2015. 1. 16. 23:57
2014년 11월 2일 일요일의 일. 타이페이에서의 둘째날. 일어났고, 내려갔다. 먹으러. 친구는 여기 숙소를 예약하면서 조식이 무척 괜찮다는 평을 보았다고 했다. 창밖을 보니 날이 흐렸다. 비가 오려는 듯했다. 커피가 딱 맛나는 날씨다. 조식을 먹으러 내려갔는데, 공간이 근사했다. 낮과 밤에는 카페 겸 술집으로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흐린 날씨와 잘 어울렸다. 인테리어도 근사해서 어제 내려와서 생맥주 한 잔 할 걸 후회했다. 어쨌든 먹었다. 맛있었고, 배를 잔뜩 채웠다. 커피도 날씨 때문인지, 맛이 좋아서인지 입에 딱 달라붙어서 두 잔이나 마셨다. 오늘은 나의 연애운을 빌러 월하노인을 다시 한번 만나러 가고, 용캉지에에서 고기국수를 먹고, 타이페이 101 빌딩을 구경하고, 타이완 맥주 공장에 가서 생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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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타이페이여행을가다 2015. 1. 10. 18:46
2014년 11월 1일 토요일의 일. 대만에 가기 전, 검색을 하면 제일 처음에 나오는 회원수가 가장 많은 대만 여행 카페에 가입을 했다. 출퇴근길 카페에 들어가 사람들이 어딜 가는지, 뭐가 맛있는지 들여다 봤다. 가장 많이 본 건 날씨에 관한 글이었다. 도쿄에 갔을 때 있는 내내 날씨와 다르게 옷을 입어 고생을 했다. 이번 여행에는 기필코 날씨에 맞는 옷을 입으리라. 10월 말의 타이페이 날씨는, 카페 사람들이 올리는 글에 의하면 무척 더웠다. 낮에는 짧은 바지에 반팔을 입고 다녀야 할 정도라고 했다. 그런데 또 날이 어두워지고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무척 쌀쌀하단다. 도대체 어떻게 옷을 챙겨야 할지. 친구에게 이 소식을 전하니, 친구는 11월의 타이페이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가을날씨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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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극장에가다 2015. 1. 8. 22:28
이번 주에 일을 하면서 OST를 처음부터 끝까지 쭉 들었다. 익숙한, 슬프면서 아름다운 선율에서 시작해서 구슬프면서 경쾌한 현악기의 선율, 듣고만 있는데도 왠지 힘이 잔뜩 들어가는 타악기들의 소리까지. 그렇게 25곡을 듣는 동안 소피는 하울을 만나 하늘 위에서 슬라이딩하듯 천천히 첫 걸음을 내딛었으며, 마녀의 저주로 인해 하루 아침에 늙게 되었고, 움직이는 성에 들어가 하울의 분신 갤리퍼를 만났고, 하울을 사랑하게 되었다. 하울이 생각했던 것보다 약하고 여린 남자라는 걸 알게 되었고, 그를 위해 국왕을 만나러 용기 있게 나서기도 했다. 해가 질 때까지 하늘을 날았고, 하울에게 사방이 꽃 뿐인 들판을 선물받기도 했다. 그를 잃지 않기 위해 성을 버렸고, 그를 다시 만날 수 없을까봐 엉엉 울었다. 결국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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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인천에서 타이페이여행을가다 2015. 1. 7. 07:55
2014년 11월 1일 토요일의 일. 타이페이에 갑작스럽게 여행을 가게 된 건, 때문이었다. 친구와 나는 라오스에서 신나게 놀아대는 꽃청춘들의 여행을 즐겁고 그리고 부럽게 보았고, 우리도 저때 저랬어야 했는데 생각했고, 지금이라도 가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2014년 남은 휴가를 탈탈 털어보니 딱 3일 있었다. 3일을 주말에 붙이면 라오스에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았다. 10월의 어느 토요일 오후, 우리는 광화문의 커피숍에서 만나 계획을 짰다. 언젠가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에세이처럼 시간날 때 조금씩 읽어보려고 샀던 라오스 가이드북도 내게 있었다. 그런데 막상 가려고 보니 라오스는 이동시간이 너무 길었다. 여유있게 가면 문제될 게 없는데, 5일로는 빠듯해보였다. 여유롭게 여행하지 못할 게 뻔했다. 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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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서재쌓기기억의기억 2015. 1. 5. 22:50
마리 앙투아네트 운명의 24시간. 히말라야 환상방황. 스토너. 어쩐지 근사한 나를 발견하는 51가지 방법. 파리라고 와 봤더니. 다시, 포르투갈. 반딧불 언덕. 아름다움에 병든 자.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상. 오므라이스 잼잼 5.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중. 현기증.감정들. 소라닌. 질문의 책. 꽃 아래 봄에 죽기를. 홍콩에 두번째 가게 된다면.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환상의 빛. 끌림. 모든 요일의 기록. 7월 24일 거리. 도시탐독. 톰 소여의 모험. 4월이 오면 그녀는. D에게 보낸 편지. 걷는 듯 천천히. 어떤 날들. 나를 보내지 마.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나는, 오늘도 7 : 원하다.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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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우의 집서재를쌓다 2015. 1. 2. 23:44
그들은 통성명을 하고 서로가 일곱 살 동갑내기임을 확인했다. 원은 얼마 전에 언니가 보는 만화책을 몰래 훔쳐보고 '스파이'라는 말을 새로 배웠던 터라 그 말이 써먹고 싶어 좀이 쑤셨다. ˝그럼 이제 우리 목숨을 바치는 스파이가 되기로 하자.˝ ˝스파이?˝ ˝스파이가 뭔지 알아?˝ ˝몰라.˝ 은철이 시무룩하게 발로 땅을 찼다. ˝스파이는 비밀을 알아내는 간첩이야.˝ 은철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 27~28쪽 권여선의 새 소설을 읽었다. 27쪽에서 28쪽을 읽을 때, 저 이야기를 하는 원과 은철이 귀여워서 아이고, 귀여운 것들, 했다. 203쪽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은철과 원은 더이상 동네 사람들 이름을 캐묻고 다니며 우물가 돌을 갈아 주문을 외우며 그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저주하던 신나는 스파이가 아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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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한 시간극장에가다 2015. 1. 1. 18:54
새해 첫 영화이니, 의미있는 '좋은' 영화를 보고 싶었다. 그렇게 고른 다르덴 형제 영화. 영화를 보는 내내 결말이 너무 아프지 않길 바랬다. 이건 새해 첫 영화니까. 희망이 있어야 한다. 결말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희망도 있었다. 그녀는 앞으로 잘 해나갈 용기를 얻었다. 희망과 절망을 반복해가며 16명의 동료의 집을 주말 내내 방문하면서.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우울증에 걸려 오랜기간 병가를 낸 주인공이 복직을 앞두고 회사로부터 부당한 해고 통보를 받게 된다. 회사는 그녀의 동료들에게 조건을 제시한다. 니네 보너스 받을래? 아니면 산드라를 해고시킬까? 말도 안되는 양자택일 상황을 제시한다. 동료들은 경제적으로 그리 풍요롭지 못하고 보너스가 절실한 사람들. 보너스가 1년치 가스비며 전기세인 사람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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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영화처럼기억의기억 2015. 1. 1. 17:52
내일을 위한 시간. 변호인. * 위험한 관계. * 무드 인디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 허삼관. 아메리칸 셰프.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 와일드. 폭스 캐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세인트 빈센트. 리틀 포레스트 : 여름과 가을 * 위플래쉬. 버드맨. 이미테이션 게임. 바다가 들린다. * 추억의 마니. 웰컴 삼바. *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포스 마쥬어. * 질투. 엘리노어 릭비 - 그남자 그여자. 어벤져스 2. 스틸 앨리스.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말할 수 없는 비밀. 리틀 포레스트 : 여름과 가을. 리틀 포레스트 : 겨울과 봄. 위아영.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 무뢰한. 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 트립 투 이탈리아. 한여름의 판타지아. 스파이. 한여름의 판타지아. 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