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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부안여행
    여행을가다 2015. 6. 14. 23:37

     

     

     

     

     

     

     

     

     

     

     

     

     

     

     

     

     

     

     

     

     

     

     

     

     

     

     

     

     

     

     

     

     

     

     

     

    2015년 4월 3일(금) - 5일(일) 초봄이라 생각했지만, 늦겨울 날씨였던 전주부안여행.

     

       3월의 일요일, E에게 메세지가 왔다. 날씨가 죽인다고, 잘 지내고 있냐고, 우리 놀러 가자고, 감성여행을 떠나자고, 바람이 살랑살랑한 날에 가자고, 부안에 가 봤냐고, 부안에 좋은 곳이 많다고, 금요일 밤에 떠나자고. 4월의 좋은 날, 우리는 떠났다. 부안에 가는 김에 전주에 들러 가맥집에서 황태구이와 맥주를 마셨고, 사람들이 북적이는 한옥마을도 간만에 걸었다. 부안으로 가는 길에 날이 흐려졌다. 그리고 여행 내내 비가 오거나 흐렸다. 꽃이 피었을 줄 알았는데, 날씨 때문인지 아직 꽃이 피질 않았었다. 우연히 가게 된 길이 유명한 벚꽃 드라이브 길이었는데, 꽃이 하나도 피질 않아서 꽃이 피어있는 상상을 하며 지나갔다. 비오는 바닷가를 우산을 쓰고 걸었고, 바다가 보이는 횟집에서 큰맘 먹고 비싼 회를 먹었다. 등대까지 걸어가는데 비바람이 몰아쳤다. 바지가 흠뻑 젖은 채 숙소에 도착했고, 티비를 보면서 함께 잠들었다. 마지막날 아침에는 잠시 비가 오질 않았다. E가 이번 여행을 맞이하여 구입한 캠핑용 의자를 사람들이 오지 않는 바닷가로 가져가 펼쳤다. 어제 먹다 남은 회를 먹으며 오전맥주를 마셨다. 핸드폰 스피커를 최대한 크게 하고 노킹 온 해븐스 도어도 들었다. 서해라 그런지 금방 물이 찼다. 물이 차 오르면 조금 더 뒤로, 물이 차 오르면 조금 더 뒤로 옮기며 비오기 직전의 바다를 만끽했다. 날씨가 좋았으면 무척 좋았을 솔섬에도 들렀다. 우비를 입고 내소사도 걸었다. 기대했던 쭈꾸미 샤브샤브는 질기고, 비싸고, 머리의 알도 거의 없었지만, 올라오는 길은 꽉 막혀 운전하는 E가 무척 고생을 했지만, 좋은 추억이 되었다.

     

        4월의 여행에서 제일 좋았던 순간이 바다를 앞에 둔 캠핑의자와 맥주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마지막날 아침이 제일 좋았다. E는 새벽에 혼자라도 솔섬에 꼭 다녀오겠다고 결심을 여러번 하면서 잠들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 솔섬의 일출과 일몰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E는 날이 흐려도 좋은 풍경을 볼 수 있으리란 희망을 품은 채 잠들었다. 비가 와서 날이 추웠고, 숙소의 난방은 후끈했다. 창가 자리에서 잤던 E는 너무 더워 자다가 일어나 테라스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잤다. 그 덕분에 아침에 되자 새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선명하고 경쾌한 새소리였다. 늘 알람소리에 잠을 깼는데, 4월의 일요일, 부안의 숙소에서 새소리에 잠이 깼다. 일어나 보니 새벽 일찍 일어나 솔섬에 다녀오겠다는 E가 새근새근 잘 자고 있었다. 그 아침의 소리가 4월의 여행에서 제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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