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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래쉬 봄
    모퉁이다방 2014. 4. 3. 21:40

       전날 닭발을 먹은 게 잘못이었다. 아니다. 어두운 조명의 술집에 들어간 게 잘못이었다. 사실 나는 어두운 조명의 술집을 좋아한다. 자고로 술집은 어두워야 술맛도 나고 상대도 예뻐보이고 하는 법. 동대문의 어느 어두운 조명의 술집에서 닭발과 주먹밥을 먹는데, 요즘 먹는 모든 것의 사진을 찍는 나는 그것도 찍어야 했다. 그때 친구가 플래쉬를 켜고 휴지 한 장을 플래쉬 불빛에 가리고 찍으면 잘 나온다는 이야기를 했다. 평소 사진찍을 때 플래쉬 따위는 켜지 않는데. 그래서 다음날 현충원에서도 내내 플래쉬가 켜져 있었다. 봄볕이 너무 밝아서 플래쉬가 켜진 줄도 몰랐다. 집에 와서 사진을 확인하고 뭔가 이상해서 알아 차렸다. 그러니까 이 사진들은 플래쉬의 봄. 현충원에는 수양벚꽃이 많더라. 처음 봤다. 수양벚꽃. 벚꽃들이 길게 땅까지 늘어져 있었다. 현충원과 벚꽃이라.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좀 안 어울리는 것 같다. 요즘 출근길과 퇴근길, 꽃 보는 재미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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