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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의 이혼
    티비를보다 2013. 6. 24. 09:48

     

     

     

        2013년 1분기 드라마. 인터넷 검색하다가 어떤 평을 보고 한번 봐볼까 생각이 들어 보기 시작했다. 1회 보자마자 멈출수가 없어서 어떤 날은 2회 연속 보기도 하고, 어떤 날은 금방 끝내기 아쉬워 아껴 봤다. 그리고 에이타의 팬이 되었다. 이런 찌질한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다니. 게다가 찌질한데도 사랑스럽다니. <그래도 살아간다> 작가 작품인데, 이제 이 작가의 드라마는 챙겨 보기로 했다.

     

       이 이야기는 걷는 것에서 시작해 걷는 것으로 끝난다. 밤에 두 사람이 오랫동안 함께 걷는 이야기가 두 번 나오는데, 그 부분이 참 좋았다. 남자와 여자는 큰 지진이 있던 날, 그래서 지하철도 버스도 다니지 않던 날, 모두가 걸어서 이동을 하던 날, 우연히 만나 집까지 함께 걷는다. 두 사람은 일 때문에 안면만 있는 정도였다. 지진으로 불안해하고 있을 때, 우연히 길에서 만난 거다. 남자는 말한다. 여자의 얼굴을 보는 순간 안심이 되었다고. 여자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은 사소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걷는다. 헤어지기 아쉬워 타코야키를 사 들고 여자의 집에 간다. 사랑은 그렇게 시작됐다.

     

        마지막 회에서도 남자와 여자는 세 시간 동안 함께 걷는다. 걱정하는 부모님에게 예전에도 이렇게 오래 걸었던 적이 있다고 말한다. 남자는 그때 지진이 아니었다면, 그 밤에 만나지 않았더라면 두 사람이 결혼하는 일도, 성격이 맞지 않아 결혼생활 매일매일 다투지도, 그래서 결국 이혼을 하는 일까지도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혼을 하고 난 뒤에 깨닫는다. 지진이 난 밤 만나 다행이었다고, 매일매일 티격태격거리며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좀더 배려해 주지 못한 자신을 되돌아본다. 여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자신을 나무란다. 그래서 남자는 용기를 내서 여자를 열차 안으로 끌어당기고, 다시 시작해보자 한다. 세 시간을 걷는 동안 남자와 여자는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시시하고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눈다. 해가 뜨기 시작할 때 도착한 메구로 강. 집 앞의 강을 바라보며 다행이다, 생각하고 함께 손을 잡고 집으로 들어간다.

     

       드라마의 배경도 좋고. 언젠가 한번 가보고 싶다. 검색해 보니 벚꽃이 피면 그렇게 아름다운 곳이라고. 주민들이 밖으로 나와 벚꽃나무 아래서 맥주를 마신다고 한다. 캐릭터들도 사랑스러웠다. 벚꽃을 좋아해 벚꽃나무가 가득한 곳에 시집와 기쁘다고 말하는 여자. 여자는 술을 좋아하고, 요리는 하지 않는다. 매일매일 '괴로워'를 입에 달고 다니는 남자. 매년 좋아하는 동물 순위를 비밀수첩에 적어놓고, 벚꽃 피는 게 싫다고 말한다. 그리고 겉보기에는 최상의 커플이었지만 실은 엉망진창이었던 다른 커플까지. 남자주인공의 직업도 평범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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