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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희씨의 여기에 사는 즐거움
    티비를보다 2012. 3. 1. 21:54


     
       금요일과 토요일 대게 여행을 다녀오고, 일요일에 집에 있으면서 인간극장을 봤다. 제목은 '여기에 사는 즐거움'. 여행 가기 전에 케이블 채널을 뒤적거리다 우연히 조금 봤는데, 일요일에 집에 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났다. 여행의 여운과 월요일의 두려움에 우울해하고 있던 차였다. 5회를 연이어 봤다. 곰배령에 사는 한 부부의 이야기이다. 화면 가득 겨울의 곰배령의 풍경이 펼쳐졌다. 눈이 끝도 없이 내리는 풍경. 동네 사람들이 다같이 모여 산처럼 쌓인 눈에 길을 내는 장면. 작업을 끝내고 그 눈길 끝에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라면을 끓여 먹는 장면. 영희씨는 손재주가 많은 사람이다. 재료
    가 주어지면 어느새 요리도 뚝딱 만들어내고, 한겨울 난로가에 앉아 양말을 뜨고, 모자를 뜬다. 하루종일 뜨개질만 하면 좋겠어요, 라고 말하는 영희씨. 그녀의 남편 수영씨는 어찌나 애교가 많은지. 수영씨는 오랜 시간을 들여 집을 짓고 있다. 나무를 구입하고, 그것을 깍고 맞추고 못질을 하며 천천히 집을 짓고 있다. '여기에 사는 즐거움'은 이들 부부가 곰배령의 추운 겨울을 나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사는 즐거움'을 보고 검색을 하던 중에 영희씨의 블로그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즐겨찾기를 해두고 매일 들어가 조금씩 지난 글들을 읽는다. 티비에서 본 건 곰배령의 겨울이었는데, 블로그에 곰배령의 봄이 있고, 여름이 있다. 오늘은 블로그에 들어가 그녀가 2011년 6월에 팔았던 곰취장아찌와 산야초효소 사진을 봤다. 2010년 6월에 팔았던 토종꿀비누와 산야초효소비누 사진도 보고, 2009년 3월에 봄을 맞는 사진도 봤다. 그리하여 나는, 곰배령에 가고 싶어졌다. 봄이나 혹은 여름에. 그리고 6월이 되면 영희씨의 곰취장아찌를 구입하고 싶어졌다. 입맛이 없을 때에 (내게 그런 경우는 거의 없지만) 찬물에 밥을 말아 장아찌 한 장을 얹어 먹는 상상을 해본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요즘 계속 그런 생각들을 한다. 모든 타인의 삶이 부러운 요즈음. 아무래도 올해는 여기저기 많이 다녀야겠다. 그나저나,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여기에 사는 즐거움. 여기에 사는 즐거움, 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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