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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앤트메리, Another Circle
    무대를보다 2009. 2. 25. 00:24


        토요일에는 마이앤트메리 콘서트엘 다녀왔어요. 5집 앨범 내고, 두 번째 공연. 크리스마스 이브 때의 첫 번째 공연도 좋았지만, 나는 이번 공연이 정말 좋았어요. 그래서 공연내내 폴짝폴짝 뛰었죠. '공항가는 길'을 들을 때도, '골든 글러브'를 들을 때도, '푸른 양철 스쿠터'를 들을 때도. '내게 다가와'를 토마스가 오버하면서 불러주었을 때도.

        메리진은 입고 있던 탐스런 가디건을 벗더니 민소매 티를 입고 분위기 있게 의자에 걸쳐 앉아서 '다섯 밤과 낮'을 불러주었어요. 사실 '마음을 열고 들어주세요'라는 멘트 따위는 필요없을 정도로 몰입되는, 5집에서 참으로 좋아하는 노래예요. 이번 공연에서 '다섯 밤과 낮'이 나를 촉촉하게 만들어 준 건,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첫 번째는 그렇게 마른 메리진에게 탄탄한 팔 근육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노래 부르는 동안 무대 위를 둥둥 떠 다녔던 달님 때문에. '그으 수운간'이라고 메리진이 노래를 시작하니, 달님이 무대 끝 모서리에서 수줍게 나타나더니 그 음악에 취해 둥둥 이동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래서 결국 메리진의 뒤에서 커다랗고 둥글게 자신의 모습을 뽐내며 머물러주었죠. 정말 멋졌어요. 난 노래에 취하고, 달님에 취하고. 그랬다니까요.

        그리고 토마스는 말할 필요도 없이 최고였죠, 뭐. 이번 공연에서 어찌나 노래를 잘 부르던지. 하나도 흔들리지 않고. 자화자찬할 만 했다니까요. 중간에 몇 번이나 친구에게 오늘 노래 너무 잘하는데, 감탄을 했을 정도로. 쵝오. 그 좋은 컨디션으로, 감미로운 목소리로 '나이트 블루'(난 '힘겨운 언덕 위를 올려다볼 때' 이 가사 왜 그런지 좀 눈물나요)를 들려주고, '헤이'를 불러주었죠. '열대야'도. 그리고 마지막 앵콜곡에서는 '내 맘 같지 않던 그 시절'을. 나 이 노래가 그런 사연이 있는 줄도, 그렇게 슬픈 감정의 노래인지도 몰랐어요. 이 노랠 부를 때의 토마스는 정말 최고였음. '이젠 남은 이 길 위에 또 혼자가 돼 버린 우리들'. 요즘 계속 반복해서 이 노래 듣고 있어요.

        마지막 엔딩도 좋았어요. 연주가 이어지고, 토마스가 먼저 나가고, 연주가 이어지고, 메리진이 나가고, 연주가 이어지고, 주연양이 수줍게 나가고, 연주가 이어지고, 메리준이 멋지게 박수를 쳐 주고는 나갔잖아요. 그리고 텅빈 무대 위로 이어진 영상. 크레딧. 아. 멋졌어요. 영화 같았어요. 그걸 노린 거죠? 짝짝짝. 근사했어요. 그래서, 그러니까, 그러므로 우리 5월에 다시 만나요. 그 때는 더 기대하고 있을께요. 그럼 더 멋진 무대 보여줄거죠? 내 맘 같았던 그 순간, 이었어요. 땡유, 메리 형제들.
     

    - 이상 빠순이 버전의 아주 주관적인, 절대 객관적일 수 없는 후기. 어쩔 수 없어요. 난 이제 서른이지만, 에쵸티를 좋아했던 열 여덟살 때처럼 (아, 내게도 그런 때가 있었답니다) 메리이모들이 좋은걸요. 히히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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