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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돼먹은 영애씨 - 영애씨가 돌아왔다
    티비를보다 2008. 3. 9. 21:20


       영애씨가 돌아왔다. 금요일 11시. 3시즌 첫 회를 손꼽아 기다리면서 영애씨가 돌아와줘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여전히 막돼먹은 채로 말이다.

       내가 영애씨와 사랑에 빠진 순간은 바로 그 때. 명절 때 여전히 뚱뚱한 채로, 여전히 노처녀인 채로 남아있다고 나무라는 친척들을 뒤로 한 채 집을 나온 영애씨가 놀이터에서 꺼억꺼억 울던 그 순간, 나는 그녀에게 반해버렸다. 어쩜 이렇게 리얼한지. 어쩌면 내 이야기같은 에피소드들인지. 나도 영애씨를 따라 찔끔거리면서 울어버렸다. 그녀가 사랑에 빠졌을 때 나도 두근거렸고, 그녀가 서러워하며 술을 마셔댔을 때 나도 함께 마셨다. 아, 나의 영애씨. 영애씨와 더불어 돌아온 몸만 청결한 도라이 지원씨, 양다리에 빠진 그녀를 사랑하는 윤과장, 기러기 아빠 사장님, 귀여운 원준씨, 자유영혼 혁규씨, 영애씨의 귀여운 동생 영채, 귀엽고 듬직한 엄마, 아빠까지 모두모두 돌아와서 정말정말 반가워요. 얼마나 기다렸다구요.

       영애씨의 매력은 리얼리티다. 실제로 3시즌 제작발표회에서 영애씨 김현숙은 <막돼먹은 영애씨>는 일상이라고, 주조연의 차이도 없고 배우들 모두가 사람냄새나는 진솔한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각오를 밝혔다고 한다. 실제로 3시즌을 통해 배우 김현숙 자신도 운전면허를 따게 되었고 그 과정을 고스란히 <막돼먹은 영애씨> 3시즌을 통해 보여줄 것이라고.

       새해 들어서 금주하고 재태크에 매진하겠다는 이름만 이영애와 같은 영애씨의 결심은 모두의 예상대로 작심삼일이 되었다. 영애씨는 영채의 신혼방에 술이 잔뜩 취한 채 동생 부부네 침대 위에서 잠을 잔 지 벌써 두번째고, 새로 들어온 불면 쓰러질 것 같은 애교작렬 셀카쟁이 신입사원의 소매에 볼펜을 그은 죄로 백만원이 넘는 돈을 물어주기로 했다. 냉장고 깊숙이 숨겨져 있던 딸기를 찾아먹고는 매부에게 핀잔만 당하고, 독립하겠다고 엄마에게 결혼비용을 미리 땡겨달라고 말하고는 바로 욕 먹어 먹은 영애씨. 여전히 31년째 삼재인 그녀가 나는 여전히 사랑스럽기만 하다. 통통한 다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옷을 갈아입고, 두툼한 뱃살을 그대로 드러내보내주는 영애씨. 나는 언젠가 그녀가 행복해질 걸 안다. 물론 지금도 그녀는 행복하지만. 곧 그녀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건강한 사람인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3시즌에서 영애씨는 독립준비를 시작했다. 비록 지금은 돈도 없고 독립하고자 하는 마음뿐이지만 3시즌 언제쯤 정말 영애씨는 독립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번에 본 반짝반짝 빛나는 복층의 E-뉴스 작가의 집만큼은 아니더라도 나는 그녀가 언젠가 꿈꿔온 독립을 한번쯤 이루길 바란다. 그 생활들도 지금의 생활들과 마찬가지로 힘들고 험난하더라도 영애씨는 몸도 마음도 건강하니깐 오뚜기처럼 벌떡벌떡 일어나 자신의 삶을 씩씩하게 걸어갈 것이다. 또 그것을 보고 우리들도 그럴 것이고. '우리는 비가 그쳤다고 해서 우산을 버릴 수 없고, 내일을 살기 위해 어제를 버릴 수 없다'고 말한 영애씨를 잊지 않길 잘했다. 정말. 영애씨,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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