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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소라는 진짜다
    음악을듣다 2007. 12. 15. 02:29

       이소라가 돌아왔습니다. 채널을 돌리다보니 이소라와 성시경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는 거예요. 윤도현의 러브레터 무대 위에서요. 콘서트 홍보 겸 나온 것 같은데. 뉴스 기사를 통해서 날씬해진 그녀의 모습을 봤지만 왠지 어색하네요. 정말 살이 많이 빠졌네요. 그래도 그대로네요. 노래를 부를 때 찡그리는 표정, 음성, 촉촉해지는 눈빛까지요. 러브레터 이전에 프로포즈가 있었잖아요. 이소라의 프로포즈. 이 무대 위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특이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하하하하 웃어대고, 두 눈을 꼭 감고 노래하던 모습이 떠올라요. 아, 반가워요. 소라씨.
       
       내년이면 벌써 마흔이라면서, 참 많이도 살아왔다면서, 이 무대에 나와서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들을 생각해봤는데 꽤 있어서 내가 헛 산 게 아니였다고 생각되었다면서, 이제는 조금 어색한 짧은 머리를 하고선 그녀가 노래를 부릅니다. 아련한 기억 속에 있는 선율과 가사들을요. 난 행복해, 처음 느낌 그대로, 청혼 그리고 바람이 분다까지. 노래를 부르는 그녀의 눈가도 촉촉해지고 노래를 듣는 제 마음도 촉촉해집니다.

       그녀가 부르는 노래는 진짜 같아요.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바느질한 것처럼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가사들은 진짜 같아요. 예전에 자신은 사랑이 끝나면 새 앨범을 만들기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아요. 사랑에 푹 빠져 있다가 사랑이 끝나고 나면 외롭고 쓸쓸해져서 노래를 만들고 부른다고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었던 것 같아요. 그래, 그런 이야기들이 내가 생각하는 이소라같아, 라구요. 죽을 것처럼 사랑하고, 살아가지 못할 정도로 이별의 아픔에 빠져 있을 사람. 그래서 그녀의 노래는 죽을 것처럼 사랑할 때 들어도, 살아가지 못할 정도로 아플 때 들어도, 그 사람이 그리워서 온 몸이 쓸쓸해지는 날 들어도 백프로 공감이 되면서 마치 그 노래들이 나를 위로해주는 것만 같아요.

       오래간만에 추억에 빠져듭니다. 나이가 들수록 옛 노래를 부른다는 건, 옛 추억을 함께 곱씹게 되는 일인 것 같아요. 친구가 무척 좋아했던 바람이 분다의 마지막 가사, 눈물이 흐른다, 를 남기고 그녀는 무대에서 사라집니다.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콘서트도 새로운 노래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그녀가 좀 더 부지런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무대에서는 이런 말을 남겼어요. 결혼을 다들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 혼자 있어도 외롭고, 둘이 있어도 외로운데, 혼자서 외로운 게 더 덜 외롭지 않겠어요? 둘이 있어도 외롭다면. 저 너무 시니컬 하죠? 라구요. 이 말, 왠지 사랑이 끝나면 노래가 시작된다는 예전의 말처럼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반가웠어요. 소라씨, 이제 노래 더 자주 불러주세요. :)



       별똥별 볼려고 안 자고 기다렸는데, 만발의 준비를 하고 대문을 나서는데 불길한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어디선가 뚝뚝. 아, 비같은 눈이 내리고 있고 하늘은 무척 흐립니다. 바로 들어왔어요. 천가지 소원을 준비했는데 말이죠. 1월에 또 한번 유성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니깐 그 날을 기다려봐야겠어요. 장혜진씨도 나와서 1994년 어느 늦은 밤도 불러주었으니 그걸로 대신했다 생각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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