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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탕국
    모퉁이다방 2017. 12. 23. 23:01



       동생이 끓여준 미역국이 끝이 보였다. 갑자기 명절 때 먹는 탕국이 생각났다. 레시피를 찾아보려고 검색해보니 탕국이 경상도 음식이었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명절 음식은 해물이 가득 들어간 탕국이랑 야들야들하게 익혀 적당한 두께로 자른 문어. 문어는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보다 소금이 들어간 참기름장에 먹는 걸 좋아한다. 엄마한테 레시피를 물으니 소고기도 들어가네. 엄마가 알려준 레시피에서 소고기는 뺐다. 멸치와 다시다 국물을 낸 뒤에 마트에 다녀왔다. 해물을 듬뿍 넣고 싶어 홍합살과 새우살과 바지락살, 굴을 사고 알래스카산 말린 황태도 샀다. 내일 먹으려고 두부도 사고, 아몬드도 샀다. 계란도 떨어져 6개 대란 한 통을 샀다. 다코야끼볼 과자를 사려다가 오늘 사둔 통밀 스콘이 있으니 참았다. 집에 와 두부와 계란는 냉장고에 넣고, 해물을 모두 체에 넣어 차가운 물에 씻었다. 육수를 우리며 잘게 잘라둔 무와 두부를 넣고, 차갑게 씻은 해물도 넣고, 알래스카산 황태도 가위로 잘게 잘라 넣었다. 그리고 참기름과 들기름을 넣고 (참기름도 끝이 보이네) 달달 볶았다. 그럴듯한 냄새가 나기 시작해 멸치다시다육수를 냄비 가득 붓고 중간불로 맞췄다. 엄마가 주고 간 보이차를 내려 마시며 중간중간 냄비를 체크했다. 국자로 재료를 골고루 섞어주며 마법을 걸었다. 건강해져라, 건강해져라. 오늘의 저녁 약속은 취소되었지만, 다음 번에 만날 때 더 좋은 시간이 되리라. 그나저나 두부는 너무 일찍 넣었네. 내일은 따듯한 탕국을 따끈따끈하게 새로 지은 밥이랑 먹을 거다. 아몬드와 두부, 우유를 넣고 고소한 콩물도 만들어 먹고, 닭가슴살을 넣은 담백한 만두도 쪄 먹어야지. 비나 눈이 온다니까, 통밀스콘은 커피를 따뜻하게 내려서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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