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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드 훼션드
    모퉁이다방 2017. 10. 12. 22:55


      


    old-fashioned
    1. 옛날식의, 구식의   2.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구식인

       덩치와 달리, 단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얼마 전 우연히 기사를 보다 알았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단 것을 좋아하지 않는단다. 그랬구나. 맥주를 얻고, 초콜렛을 잃었다. 던킨의 도너츠들은 단 것들 천지. 그러므로, 맥주를 좋아하는 나는 던킨을 좋아하지 않는데, 유일하게 좋아하는 도넛이 있다. 그 이름은 촌스럽게도 '올드 훼션드'. 옛날 시장에서 먹을 수 있었던 담백한 도너츠다. 그런데 이 담백한 맛이 일반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없는지 (여러분, 맥주를 마시세요) 모든 매장에 있지는 않았다. 달디단 글레이즈드는 어느 매장에나 있지. 나의 일반적인 동선은 응암-합정-파주인데, 세 곳 모두 던킨이 있다. 이중 유일하게 합정 매장에만 올드 훼션드가 있었는데, 얼마 전 불현듯 사라졌다. "어머, 제 입맛에 딱인 올드 훼션드가 왜 보이지 않는거죠?" 라고 당연히 물어보지 못했다. 오늘은 없네, 했는데, 다음날 가보니 또 없더라. 다 팔린 건가. 그 다음날 또 가보니 없어 합정역 매장에도 영영 사라져버렸음을 깨달았다. 그러던 어제 수요일, 급 외식데이가 되어 파주 휴게소로 점심을 먹으러 나갔는데 (휴게소에 던킨이 있다) 올드 훼션드가 있었다. 엇! 커피 사준다고 한 Y씨에게 물었다. Y씨, 올드 훼션드예요! (Y씨는 내가 올드 훼션드를 얼마나 많이 아끼고 좋아하고 맛있어 하는지 안다) 이거 사주면 안되요? Y씨는 좋다고 하며 가져가 계산했다. 그런데 계산을 하는 동안 도넛 이름표를 유심히 보니 NEW라는 표시가 있었다. 올드 훼션드에 뉴라니. 가만히 들여다보니 올드 훼션드 '글레이즈드'였다. 아아, 던킨은 담백하여 더욱 맛있는 도넛에 기어코 단맛을 입히고 말았구나. 덩치는 크지만 늘 다이어트를 염두에 두는, 나는 하루 꾹 참았다 다음날 아침에 그 새로운 도넛을 맛보았다. 아아아아아아아. 님은 갔습니다. 흠. 예전에 하루키가 미스터 도넛인지 던킨인지가 일본에서 철수해 올드 훼션드 도넛을 이제 더이상 먹지 못하게 되었다고 쓴 글을 보았는데, 그랬는데, 아아, 그렇게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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