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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
    모퉁이다방 2017. 10. 2. 07:41




       밥을 먹다가 이렇게 말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너무너무 좋아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때면, 언제나 좀더 나빠질 순간을 예감하게 된다고. 경험을 해보니 그런 순간들이 대부분 오더라구요. S씨는 오후에 메신저로 물었다. 금령씨 아까 얘기한 거요. 남자예요? 여자예요? 그냥 큰의미를 두지 않고 한 말이었는데, S씨가 한번 더 물어보니 나의 그런 마음에 대해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나는 요즘 혼자 하는 일들을 많이 계획하게 되었다. 친구들과 함께 간 숙소에서 혼자 이 곳에 어떤 계절에 오면 얼마나 좋을지 생각하고, 친구들과 함께 발견한 새 길에서 혼자 이 곳을 어떤 계절에 걸으면 얼마나 좋을지 생각했다. 혼자 지내는 것에 얼마나 익숙해지고 있는 걸까. 이러면 누굴 만나지도 못한다고 했는데. 조금 더 가만히 마음을 들여다보니 처음 식당에서의 그 말은 이런 거였다. 사람과의 관계는 언제나 좋을 수도 없고, 언제나 나쁠 수도 없고. 좋은 순간이 오면 나쁜 순간도 오고, 나쁜 순간이 오면, 그 사람과 영원히 관계를 끊지 않는 한 언젠가 다시 좋은 순간이 온다는 것. 그렇게 좋은 순간이 오면 처음의 좋은 순간과 같이 순수하게 행복할 수는 없지만, 이런 것이 관계들이 이어지는 방법들이라는 것. 연휴 전에는 영화 <우리의 20세기>를 봤는데, 좋은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 들어도 좋은 연애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오늘들을 멋지게 살고 싶다는 생각도. 이번 연휴에는 책을 많이 읽으려고 챙겨놨다. 최근에 새삼 진심으로 깨달은 것 중 하나가 책이 정말로 마음의 양식이라는 것.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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