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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과 와인
    모퉁이다방 2017. 7. 16. 19:46








        어제는 녹사평의 한 거실을 빌려 여행에서 사온 와인을 각자 가져와서 여행 이야기를 나눴다. 동생이 공간을 예약했는데, 거실이라고 했는데 진짜 거실이었다. 방이 두 개 있었는데 둘 다 작업실로 쓰고 있었다. 우리는 5시부터 9시까지 거실과 부엌, 그리고 화장실을 쓸 수 있었다. 처음에는 어색해서 조그만 소리로 속삭이며 얘기를 했는데 이내 적응이 되어서 내 집 거실처럼 있었다. 긴 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4시간이 금방 갔다. 동생이 와인을 좋아해서 자신이 사온 이탈리아 와인과 내가 사온 스페인 와인과 까바를 열심히 검색을 해서 정보를 수집했다. 한 병씩 딸 때마다 이건 어느 지방의 와인이고, 와이너리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해줬다. 까바는 정보가 없어서 그냥 까바에 대해서만 알려줬다. 샴페인이 프랑스 상파뉴 지방에서 만들어진 것에만 이름 붙여질 수 있는 것처럼, 까바도 스페인의 것에만 이름 붙여지는 스파클링 와인이라고. 그리고 원래 샴페인은 불량품이었다고. 시간이 너무 빨리 가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 근처 바에 들러 맥주와 칵테일을 한잔씩 더 하고 헤어졌다. 우리에게도 착하고 친절한 외국인 친구가 한 명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동생이 사온 이탈리아 와인은 조금 달기도 했고, 생각보다 맛이 별로였다. 와알못인 내가 사온 와인과 까바가 인기가 많았는데 쇼핑을 싫어하는 내가 이룩한 성과여서 뿌듯했다. 와알못이라 원래는 후기가 좋았던 가게에 가서 무조건 추천해달라고 할 예정이었는데, 가게가 일요일도 월요일도 열지 않더라. 월요일 오후 비행기를 타야했던지라, 백화점 지하에 갔다. 동생이 리오하 지역 와인이 맛있다고 들었다고 해서 봤는데, 리오하 와인이 엄청나게 많았다. 그러면 2010년 빈티지 아래로 레쎄르바나 그란 레쎄르바가 적힌 와인으로 사오라고 해서 몇 병을 찾았다. 그 중 인터넷으로 검색이 되는 그럴듯해 보이는 와인으로 샀다. 레드와인 사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까바 살 때는 주위에 있는 점원에게 까바를 사고 싶다고, 추천해달라고 물어봤다. 아저씨가 까바 몇 개를 찜하시면서 굿, 굿, 굿, 굿이라고 일러주셨다. 제일 좋아하는 하나만 딱 추천해달라고 하니 아저씨가 어떤 병을 가르켰다. 그라시아스를 연발하고 고민하지 않고 그 병을 가지고 와 계산했다. 그렇게 나와 함께 바다 건너 온 술들이 어제 모두 우리 뱃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여행은 아쉽고 한번 가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언젠가 다같이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가보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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