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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월
    모퉁이다방 2017. 3. 28. 23:04



        봄을 기다리는 동안, 좋은 영화를 많이 보고, 좋은 책도 읽었다. 이 이야기를 찬찬히 털어놓고 싶은데, 속절없이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좋은 이야기도 듣고, 나쁜 이야기도 들었다. 나는 나쁜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하는 사람이었는데, 이번엔 참아보자, 참아보자 생각하며 들었다. 그렇지만 티가 많이 났다. 누구나 나를 다 좋게 볼 수 없는데, 나는 매번 그걸 바라는 것 같다. 그래서 좋지 않은 생각을 한 시간들도 있었다. 책을 더 많이 읽고 싶은데, 시간이 없고, 핸드폰 때문에 집중도 되지 않는다. 엽서를 많이 쓰고 싶은데, 매번 엽서를 꺼내놓고 한 줄도 못 쓰고 만다. 읽고 쓰는 시간이 마음을 다스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인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흠. 온라인 상의 나는, 어떤 순간에 집약된 나이다. 그리고 그 순간은 대부분 행복한 순간들이다. 왜냐하면 행복한 순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그 순간이 다가왔을 때 그것을 온전히 포착하고 품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게 현실의 니가 아니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은 나를 절대 알지 못하는 사람이겠지. 나는 이 순간들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온라인처럼 아름답지 못해도, 그만큼 아름다워지길 꿈꾸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순간들을 좀더 많은 사람들이 보아주었으면 좋겠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과시적인 사람이 아닌데도 그렇다. 이 순간들을 알아봐주고, 칭찬해줬음 좋겠다. 칭찬받기 위해 쓰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내 이 변변찮지만 자랑스런 순간의 기록을 계속해서 아낄 것이며, 별 것 없지만 고심한 순간의 문장들에 감사할 것이며, 누가 뭐라하든 계속 기록해나갈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삼십대 나의 목표는, 좀더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기. 결국 나의 세상에는 나만이 온전하게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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