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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모퉁이다방 2017. 2. 6. 22:34




        지난 금요일에는 엄마의 검진으로 아버지와 엄마가 올라오셨는데, 시간을 잘 보내다 마지막에 성질을 내버렸다. 내가 울먹였는데, 아버지는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마음이 내내 아팠다고 했다. 나는 아무 것도 듣지 않고, 읽지 않은 채 전철을 타고 집에 와 핸드폰을 꺼두고 자려고 노력했다. 초저녁부터 내내 누워 있었다. 아버지는 동생에게 내가 마음이 너무 약해서 걱정이라고 했단다. 나는 아버지에게 이렇게 성질을 부릴 수 있는 날들이 얼마나 남았을까 생각하다 먹먹해졌다. 나는 나이를 어디로 먹고 있는 걸까. 언제쯤 굳건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아버지는 '오늘 애썼다'로 시작하는 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은 동네 커피집에 들러 아침에 스스로에게 약속했던 오십 페이지의 책을 읽었고, 몇 정거장을 걸었다. 내일 아침에 먹을 순대국과 귤도 사왔다. 영어방송은 듣지 못했지만, 저녁은 우유가 들어간 커피로 대신했다. 올해는 좀더 자주 기록하고, 자주 결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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