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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의 포크
    무대를보다 2016. 2. 10. 19:10

     

     

     

     

     

       언니를 위해 기도하고 있어. S가 그랬다. 우리는 강아솔과 이영훈의 공연을 보고, 금룡통닭으로 맥주를 마시러 갔다. 맥주를 마시다 S가 말했다. 언니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얘기 안 하려고 했는데, 언니가 좋은 사람 만날 수 있게 내가 기도하고 있어. 언닌 정말 좋은 사람 만날 거야. S는 내가 빌려준 책을 돌려주며 퇴근길에 먹으라며 말랑카우도 여러 개 넣어주고, 내가 좋아하는 맥주도 귀엽게 리본을 묶어 넣어줬다. 이런 다정한 아이가 다 있나. S를 위해 나는 올해 꼭!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강아솔과 이영훈은 우리에게 여러 노래들을 들려줬다. 그 중 몇몇 곡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마음에 남아 여러 날 반복해서 듣고 다녔다. 출근길에, 퇴근길에, 일할 때에, 이유없이 길을 걸을 때에. 강아솔은 농담을 던지듯 무심하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이런 사람의 노래라면 언제까지나 계속 들을 수 있겠다고 안심이 되는 이야기였다. S는 옆에서 자주 웃고, 자주 울었다. 그녀와 그의 노래와 이야기 속에서 나는 생각했다. 내 앞에서 솔직한 사람을 만나야 겠다고. 내 곁에 있는 들꽃들을 알아볼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겠다고, 나도 하나의 싱싱한 들꽃이라고. 언젠가 볕이 좋은 날, 하도리 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가만히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새해, S와 좋은 공연을 함께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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